2008년 12월 19일 금요일

[영상]내 아들


저도 예전에 저 영상을 본 기억이 있군요.
결혼을 하기 전인데도 가슴이 아프고 먹먹해져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이제 전 결혼을 했고.. 13개월된 아들이 있습니다.
얼마나 이쁜데요. 그저 항상 함께 해주질 못해서 너무 가슴이 아플 뿐이죠.


우리 아들은 선천성 심기형을 가지고 태어났습니다.
결혼 전 누구네 아이가 심장에 구멍이 있다더라... 그러면 아, 참 아프고 안됐다 했었죠.
그게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인지가 되지를 않았어요. 개념이 없었죠.

그러다 결혼을 하고... 몇개월 되지 않아서 아이가 생겼습니다.
우리 부부는 기뻐했고... 앞으로 어떻게 키워야 될지... 엄마, 아빠로써 어떻게 조언을 해줘야할지 진지한 고민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아이 심장에 이상이 있는 것을 알았습니다.
정기 초음파 검사를 받으러 갔는데... 검진해주던 의사 표정이 좋지를 않았죠.
그러면서 큰 병원을 가보라 권했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왜 우리인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그래도 잘못된 판정이기를 바라며 아산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생각보다 더 좋지 않더군요.
심실에 구멍이 하나 있고(심실중격결손)... 하지로 향하는 대동맥이 너무 얇으며(혹은 없는 듯... -> 대동맥 축착 혹은 대동맥궁 단절) 대동맥 나오는 부분이 너무 좁다(대동맥 유출로 협착)더군요.
조용하게 생기신 여선생님이 어찌나 무서운 말들을 해주시는지...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겨우겨우 참고 (무슨 말을 들었는지 반도 생각이 안나더군요.... ) 병원을 나왔습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가 아내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미안하다." 이 한마디 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는 전철 속에서... 전 목놓아 울었습니다.

주변 분들..(특히 양가 부모님들)은 아이를 지우라더군요.
우리가 분명 힘들어질 거라고...
하지만 우린 희망을 놓치고 싶지 않았고.. 서울대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좀 더 정밀한 검사를 해보려구요.

서울대에서는 조금 더 희망적인 말들을 많이 해주셨습니다.
살 수 있다고... 충분히 완치될 수 있다고... 오히려 이렇게 빨리 뱃속에 있을 때 안게 다행이라고...

그래서 우린 양가 부모님께 고집을 부렸습니다.
낳겠다고... 내 새낀 내가 지킨다고...

서울대에서 아이를 낳았고... 혹시나 하는 희망은 조금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어떤 변명하나 없어지지 않았죠.
진단이 잘 못된 것이기를 얼마나 빌었는지... ...

결국 아이를 낳은지 일주일 만에 수술을 했습니다.
병명이 오히려 늘었더군요.
심실중격결손, 심방중격결손, 대동맥 축착, 대동맥 유출로 협착, 동맥관개존증, ...

특히나... 대동맥 유출로 협착은 수술을 집도하신 이정렬 교수님도 무척이나 걱정하시던 부분이었습니다.
너무 좋다고... 수술은 했는데... 어찌될지 모른다고...
그러면서 지켜보자고 하서더군요.
그렇게... 수술실에서 6시간... 회복실에서 2시간... 도합 8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아이는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참... 돌아보면 아찔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무서웠어요.


아이가 태어나기 전 어느날...
인터넷에서 저 영상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영상을 다 보고 나서... 땅에 엎드려 주먹으로 바닥을 치며 울었습니다.
신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아이가 살아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었죠.
제발 살려달라고!
아이가 살 수만 있다면 내 심장을 대시 내어줄 수도 있다고!!


지금... 그 때로부터 1년이 지났습니다.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아이는 아주 잘 자라고 있습니다.
이제 서툰 걸음마를 막 시작했네요.

부모의 마음이란 그런 것 같습니다.
자식을 위해서 무슨 짓이든 해줄 수 있는 마음...
자식이 온 세상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버림을 받아도 부모 만큼은 진정으로 품어줄 수 있는 거죠.
제가 자식에서 부모가 되어보니 알겠습니다.
내 부모에게 내가 어떤 존재였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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